[맛집] 43년 청춘바친 한신대앞 '한신식당'...동네한바퀴 소개떡볶이 등 10가지 반찬 무한리필..."학생 배부르게 하는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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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동네한바퀴'에 청춘을 바친 대학가 밥집 노부부가 소개됐다.
경기 오산시 한신대학교 골목에 숨겨져 있는 '한신식당'은 박병철(78)씨와 부인 조순희(75)씨가 43년간 운영해 온 맛집이다.
올해 개교 83주년인 한신대학교(총장 강성영]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1980년 이곳 오산시 양산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했다.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신대학교의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한신대와 함께 한 두 부부는 한신대 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들에게 '모르면 간첩'이라는 식당이다.
이 식당은 학교 쪽문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으며,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진 아늑한 공간이다. 이 작은 식당에서는 떡볶이, 돈가스, 감자 샐러드 등 학생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반찬을 무한 리필로 제공한다.
생계를 위해 장사를 시작한 노부부는 부모처럼 자신들을 대하는 청춘들을 위해 아낌없이 음식을 제공해왔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을 위해 몰래 밥을 나르곤 했었다.
한신대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된 졸업생들도 그 정을 잊지 못해 종종 이 식당을 찾아와 안부를 묻는다.
'동네한바퀴'에 출연한 전형금(84학번, 철학과), 김동규(87학번, 영문과)씨와 전재선(신학대학원 졸업)씨.
김동규씨는 금새 차려진 불백 한상에 "이 맛에 찾아온다"며 "저희가 대학 다닐 때 먹었던 맛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맛의 고향같은 식당"이라며 상추에 싼 고기를 입에 찰지게 담아 넣는다.
이를 본 조순희 여사가 "싱거우면 말해 오징어 더 줄께"라며 옛 추억 학생대하듯 말을 이어갔다.
이미 졸업한 세월이 30년이 넘었지만 김동규씨에게는 한신식당이 부모의 품과 같은 곳이었다고 전한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전했던 김 씨의 마음을 감싸 안았던 두 부부는 김씨의 결혼식에도 찾아가 축하해 줄 만큼 한신 공동체 모두에게 부모 그 이상을 넘는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전형금씨는 "저희 때는 유일하게 이곳에서 외상이 가능했다"라며 과거를 회상하듯 학생시절로 되돌아가 맛나게 불백 한상을 뚝딱 해치운다.
조순희 여사는 "그 당시 학생들이 다 돈이 없어서 정말 어려웠었어요. 그래서 공기밥 한 그릇에 100원, 시래기 사다가 된장넣고 국 끓여서 1000원 받았다"라며 "국에 밥 말아먹으라고 막 퍼줬었어요"라고 그 때를 회상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잊지않고 오래 기억해 주는 게 큰 재산이죠"라며 "옛정 생각해서 한 번씩 찾아와 옛날 얘기하며 반갑다고 손잡고 끌어 안고..이런 맛에 사는거죠. 뭐가 더 있어요?"라며 미소를 보낸다.
박병철 대표는 "지금도 졸업생들이 그게 맛있었다고 시래기국밥을 찾는데 그게 다 추억"이라며 "어떤 졸업생들은 오면 얼싸 끌어안고 여태 살아계서서 좋다고 그래요"라고 말한다.
조 여사는 "사실 우리는 바보죠. 40년이상 해왔다면 빌딩을 지었어야하는데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말하면서도 "근데 애들이 맛있다고 인사하고 가고, 인사 못하면 편지도 써놓고 가고 그러죠"라고 말을 하자 43년 동지 박병철 대표가 이어 "우리가 고달파도 학생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 보면 행복해요"라며 정이 넘치는 웃음을 보였다.
지금도 주머니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떡볶이를 포함해 10가지 반찬을 무한리필로 내놓는 노부부의 인심이 43년 넘도록 학생들의 배고픈 마음을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