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교사, "교육청의 IB 강행으로 교내 갈등 발생하고 있다"

"IB 공교육 도입...시·도교육청의 책무에 걸맞지 않다"
IB 학교에 집중된 승진가산점 등 과도한 인사특혜 지적

정은아 | 입력 : 2022/11/30 [21:16]

▲ 29일 국회에서 강득구, 강민정, 김영호 국회의원의 공동주관으로 개최된 'IB교육과정의 공교육 확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토론회.2022.11.29     ©정은아 기자

 

"대구의 국제 바칼로레아(IB·아이비)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정책 강행으로 '페이퍼워크'가 남발되면서 그로 인해 많은 교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김정기(대구 현풍초등학교) 교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IB 교육과정의 공교육 확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IB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에 대한 승진가산점 및 과도한 인사특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현풍초등학교가 현재 Ib 인증학교가 됐다"며 "대구(교육청)에서 승진가산점을 주다 보니 (IB 학교 교사들이) IB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IB 도입 초기 대구교육청이 일선 학교로 내려보낸 '2019 국제 인증 교육과정(IB) 관심(후보) 학교 공모 계획' 공문에 따르면 '학교 구성원 중 20~30% 정도'만 찬성해도 IB 관심 학교를 신청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며 "일반적인 연구학교 신청 시 교육원 과반수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교사가 IB 학교 근무를 꺼리다 보니 승진가산점 및 과도한 인사 특혜로 유인하고 있다"며 "IB를 공교육에 도입한다는 것은 국가교육 과정을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시·도 교육청의 책무에 걸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IB가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차별성이 없으며, IB에서 이루려고 하는 교육의 변화는 이미 '혁신학교'에서 대부분 구현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소희(경기 동삭초등학교) 교사도 승진점수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교사들을 승진점수 등 각종 인센티브로 끌어들인 하향식 정책추진은 항상 실패했다"라며 "교사들은 오랜 시간 대학 서열 해소, 수능 절대평가, 대입 자격고사 도입을 통해 경쟁교육을 해소하고 입시교육 식민화를 막자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유·초·중등 교육 경험이 전혀 없는 교육감이 '교사패싱'하고 개인 연구자와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상황이 참담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해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IB 인증학교 교사 3명이 익명으로 서면 토론에 응한 내용도 이와 다르지 않은 의견이었다.

 

좌장으로 나선 강민정 의원은 "한두 반이 IB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일반 교육으로 진행하다 보니 교사의 업무가 과중하게 지워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었다"라며 "해외에 진학할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지만 국내 대학에 진학할 때는 구조적인 장벽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연수를 통해 교사 역량이 성장하지만 업무 부담이 커 현재 구조 안에서는 영혼을 갈아 넣는 정도로 부담이 있다"며 "고등과정(IBDP) 자격시험이 11월 3주 동안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수능시험 일과 일치해서 아이들의 선택 폭이 좁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육부 2022 개정교육과 정팀 김효수 교육연구사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IB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일반고를 살리겠다"는 구상에 대해 "교육부가 국가적으로 IB 도입에 대해 지금까지 검토한 바는 없다"라며 "국가(교육)는 무엇보다 신중해야 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강득구, 강민정, 김영호 국회의원의 공동주관으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과 권영성 청주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황유진 경기 시흥매화고등학교 교사, 김정기 대구 현풍초등학교 교사, 이소희 경기 동삭초등학교 교사, 장승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 김효수 교육부 2022 개정교육과 정팀 교육연구사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발제자로 이혜정 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융합 교육: IB 프로그램의 공교육 도입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에 이어서 권영성 교수가 'IB 교육과정의 공교육 도입: 해외(일본) 사례를 통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계속해서 황유진 교사 'IB 프로그램의 공교육 도입,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김정기 교사 '대구의 사례로 본 IB 교육의 한계와 우리 교육을 위한 제언', 이소희 교사 '교사를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교사패싱 교육정책은 언제나 실패한다', 장승진 정책위원 '선다형 상대평가를 극복할 수 있는 힘, IB'라는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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