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는 너 못도와준다"

정은아 | 입력 : 2024/06/05 [05:34]

 

"나는 너 못도와준다"

 

지병으로 다니던 언론사를 사직하고 2년을 쉰 뒤 언론사를 차렸다. 고민끝에 결정한 사항이었고 가족들의 응원이 필요한 시작 시점에 교직원인 남편이 나에게 던진 말이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첫 시작 축하의 말을 기대했던 터라 충격을 받은 나에게 남편은 "내가 홍보 담당자인데, 부인이 운영하는 언론사에 어떻게 광고를 줄 수 있어. 그건 안되는 일이야. 감사 대상에 해당되기도 하고. 미안타"

 

남편은 대학교 홍보 담당자이고, 난 언론사를 운영하게 되기 때문에 이해충돌에 해당된다는 이야기다. 

 

상실감이 컸던 그 당시 남편이 했던 말을 요즘 되짚어보고 있다.

 

몇일전 수원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임기제 공무원의 아내가 운영하는 사업체가 시 사업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을 기사로 작성했었다.

 

시민들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양성해 내며 소문에 소문이 이어지고 있었고 이에 대한 사실직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많은 사람들과 타 지자체 공무원들까지 만나가며 자문을 구하고 고민끝에 기사를 작성했다.

 

시 관계자와 임기제 공무원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받은 결과 이해충돌방지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고 사업 역시 잘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를 작성해서 얻는 이득이 뭘까요?"

 

임기제 공무원이 나에게 던진 말이다. 

 

언론사가 얻는 이득이 뭐가 있을까?

 

이 내용을 접한 것은 3월 말이었다.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해충돌이 되지 않느냐" "사업비가 큰데 공고는 했느냐" 등등 여기에 담지 못할 많은 이야기들이 가공되고 있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사실을 직시하는 글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다수의 공무원들이 자문을 구하는 나에게 한 말들 때문이다.

 

"이해충돌이 되지 않는다해도 우리 부인이 제가 담당한 부서나 관리감독하는 재단 등 사업을 넣는다는 건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공직자와 가족은 한치의 틈을 보이면 안되거든요"  

 

사람이 일을 함에 있어 때론 이득이 아닌 일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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